2023년 가장 핫했던 AI 친구에게 질문했다. “2024년에도 구독경제의 시대는 계속될까?”
바쁘게 움직이는 화면 속 커서가 깜빡이더니 아래와 같은 답을 내놓았다.
“비대면 문화의 확산과 경기 침체로 인해 소비자들은 소유보다는 구독을 통한 경제적인 효과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구독 서비스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 다양한 업계에서 발표하는 연말 보고서와 동향 자료에서도 구독 서비스의 인기는 ‘ING’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일상 속 우리에게 ‘구독 경제’란 어떤 존재일까?
구독경제란 사용자가 일정 기간 구독료를 내고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경제 활동을 말한다.
사실, 구독 서비스는 비교적 최근에 나타난 경제 용어가 아니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우유 배달과 신문 구독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구독’을 경험하고 있었고,
가정집과 사무실에 한 대씩 비치해 둔 렌털 정수기는 우리나라 ‘구독경제’의 시초로 꼽히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구독 중이라는 넷플릭스, 유튜브 등은 소비자들의 수요에 힘입어 구독료를 대폭 인상했다.
구독료 인상 뉴스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가운데 대다수의 댓글은 “당장 끊고 말겠다”로 도배되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몇 주 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저렴하게 OTT 보는법’, ‘도저히 끊을 수 없는데 우회 가입하는 법’ 등
창의적인 이용 TIP이 공유되고 있다. 글쓴이를 비롯한 많은 소비자에게 ‘구독’이란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존재가 된 것임이 분명하다.
■ WIN-WIN의 세계, 구독 서비스
구독경제의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데, ‘멤버십형’, ‘정기배송형’, ‘렌털형’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세 가지를 모두 합해 ‘구독 경제’라 규정했다.
각 유형을 꼼꼼히 비교하고 선택한다면,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호하는 브랜드의 제품을 편리하고 다양하게 받아볼 수 있다.
또, 기업 입장에선 안정적 수익은 물론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기회로 작용해, 많은 기업에서는 새로운 마케팅 툴로 활용하고 있다.
처음 AI가 답을 했던 것처럼, 요즘 소비자들은 소유보다는 구독을 통한 경제적인 효과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구독 서비스가 성장하게 된 배경 역시 ‘소유’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자의 가치관 변화를 손꼽는다.
최신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MZ세대들은 자신의 취향을 존중받기를 원하는 까닭에 하나를 소유하기보다
더 많은 경험이 가능한 구독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특히 이커머스 업계는 이러한 고객의 특성을 반영해 구독형 커머스를 빠르게 도입했다.
국내 대표 포털 네이버의 ‘플러스 멤버십’은 월 4,900원으로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은 물론
원하는 서비스 선택에 따라 맞춤형 서비스까지 즐길 수 있다.
쇼핑과 컨텐츠 서비스 이용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이 기존 구독 서비스와의 차별점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이커머스 플랫폼인 ‘쿠팡’은 ‘와우회원’이라는 멤버십형 구독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운영 중이며,
마켓컬리와 위메프 등도 멤버십에 가입한 회원들에 한해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 중이다.
통신사에서도 SKT의 ‘T우주패스’, LG유플러스의 ‘유독’ 등을 출시하며 기존 고객들을 락인하는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 맛잘알(맛을 잘 아는) 소비자들은 음식도 ‘구독’으로 즐긴다
국내 한 통신사가 발표한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 조사에 따르면
2020년 49조 원에서 2025년에는 100조 원 시장까지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전에도 구독 서비스는 존재해 왔지만, 콘텐츠는 물론이고 ‘구매 말고 구독하세요’라는 말처럼
구독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그야말로 ‘구독은 곧 일상’이 된 것이다.
‘의식주’의 모든 영역에서 ‘구독’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미식가들은 이제 ‘음식’도 ‘구독’을 통해 간편히 즐긴다.
대표적으로 HMR(가정간편식) 구독 서비스는 바쁜 직장인들이나 학생들에게 샐러드나 샌드위치 등을 매일 현관문 앞으로 배달해 준다.
젊은 부모들은 아이들의 영양을 고려한 이유식 서비스를 통해 매일 매일 걱정없이 자녀의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또 다양한 베이커리와 커피, 심지어는 와인과 전통주까지도 원하는 시간에 맞춰 집 앞으로 배달된다.
매번 필요한 식재료나 음식을 구매하지 않아도 되니, 시간과 에너지를 쓰지 않고도 효율적으로 미식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푸드 배달앱에서도 구독 서비스를 새롭게 시도하고 있다.
글로벌 배달 시장에서는 이미 구독 서비스를 빠르게 선보이고 많은 고객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우버이츠'의 ‘우버원’이라는 유료 멤버십 서비스는 월 9.99 달러를 내면 배달비 무료 및 배달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그랩푸드' 역시 ‘그랩 언리미티드' 라는 정액제 서비스를 강화해 운영 중이다.
그 외에 ‘도어대시’. ‘딜리버루', ‘푸드판다' 등에서 구독 서비스 가입 시 무료 배달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배달 문화가 거의 없던 일본 국민들도 무료 멤버십을 활발히 이용 중이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에선 요기요가 지난 2019년 업계 최초로 정기 할인 구독 서비스 '슈퍼클럽'을 시작으로
무료 배달 멤버십 '요기패스X'를 현재 서비스하며 고객들에게 특별한 주문 경험을 선사해 나가고 있다.
국내 유일의 배달 구독 서비스, '요기패스X'에 대해 소비자의 반응은 반으로 나뉘었다.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