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그리고 다음에 대한 이야기...'다회용기 1년, 담당자의 고백'

2022.12.13


처음이었다. 2021년 10월 요기요가 내놓은 다회용기 서비스는 그동안 민간 배달앱 어디서도 시도하지 않았던 ‘까다로운’ 서비스였다. 모든 배달 음식을 다회용기에 먹기 좋게 담아 고객의 식탁까지 전달할 수 있을까. 과연 고객은 그리고 사장님은 이 서비스를 사용하고 싶을까. 도시락통이라는 익숙한 수단을 배달 서비스에 접목하려니 예상보다 생경한 모습에 내부의 고민도 깊었다.


딱 1년이 지났다. 쓸모를 빠르게 판단하는 IT 업계에서 일 년의 시간을 견딘 다회용기 서비스의 청사진을 이젠 그릴 때이다. 어쩌면 요기요는 여전히 ‘최초’의 의미를 곱씹기만 하는 건 아닌지 돌아볼 적기이다. ESG팀의 다회용기 서비스 담당자 차혜리님, 지속가능경영 담당자 정유진님으로부터 속 시원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왼쪽부터) 지속가능경영 담당자 정유진님, ESG팀의 다회용기 서비스 담당자 차혜리님 



■ 내부문서 노출! 다회용기 서비스 현황 점검


Q. 1년간 축적한 데이터가 있어 요기요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솔직히 다회용기 서비스, 지금 잘되고 있나요?


차혜리 꾸준히 그리고 확실하게 서비스를 확장해 나가고 있어요. 10월 기준 서울 강남구와 관악구, 광진구에서 약 200여 개 매장들이 다회용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11월에는 서대문구까지 확대했구요. 주문 수도 늘고 있어요. 올 10월 주문 수는 1년 전과 비교해 약 9배가 증가했습니다.


지난 9월에는 서비스 론칭 1년을 맞아 소비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요. 만족도는 93%로 높은 수준입니다. 가장 좋았던 점으로는 ‘식사 후 정리 편의성’(40%), ‘환경 보호 동참’(33%), ‘요기요 상품권 제공’(29%) 순으로 집계됐지요.


현재 요기요는 더 많은 사람들이 다회용기 서비스를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작년 11월부터 현재까지 수거비용을 무료로 제공 중이에요. 여기에 요기요가 전액 부담해 매월 서비스를 2회 이상 주문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요기요 5천원 상품권 증정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직 서비스 초기 단계인 만큼 소비자의 부담을 덜 수 있는 비용 지원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장기적으로는 비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대안을 도출해야겠죠.


다른 성과보다 서비스 초기 사장님들이 다회용기 서비스가 무언지도 잘 모르셨을 때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한 분씩 설득해 나갔던 보람이 정말 큽니다. 30개도 안 되는 매장으로 시작했지만 소비자의 수요가 늘어나며 지금은 조금 더 수월하게 매장망을 확장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인지도와 소비자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한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혜리 “30개도 안 되는 매장으로 시작했던 서비스 초기,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사장님 한 분씩 설득해 나갔던 보람이 정말 큽니다."



■ 팀장님 눈치 보며 얘기하는 다회용기 뒷담화


Q. 담당자가 생각하는 서비스의 가장 아쉬운 점과 개선점은 무엇일까요?


차혜리 서비스의 가장 큰 진입장벽은 운영 지역이에요. 집 근처에서 서비스 활성화가 되지 않아 수요가 있어도 이용을 못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지역을 확장하는 데 플랫폼만의 노력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끼는 지점이기도 해요.


서비스를 확장하려면 사장님의 동참도 필요한데 매장 입장에서 서비스의 장단점 역시 존재하거든요. 현재 다회용기 서비스를 이용하시는 사장님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요. 환경을 생각해서 입점하시거나 다회용기를 선호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레스토랑을 홍보하기 위해 서비스를 시작하신 사례지요. 주로 한식과 중식 레스토랑이 입점 매장의 주를 이루는데, 다회용기가 보온 효과가 좋다 보니 따뜻한 온도 유지가 필요한 메뉴를 판매하는 사장님들이 좀 더 관심을 두십니다.


그럼에도 서비스 운영을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번거로운 작업과 걸림돌이 있어 여전히 도입 여부를 고민하시는 사장님들이 많으세요. 예를 들면 사전에 다회용기에 담을 메뉴를 따로 선정해야 합니다. 아직까진 용기 사이즈가 다양하지 않아 피자, 빈대떡과 같이 정해진 용기 크기에 맞지 않는 메뉴들은 다회용기 도입을 하고 싶어도 어려운 상황이지요. 매장 내 다회용기를 보관할 충분한 공간 여부도 서비스 도입을 주저하게 되는 요인 중 하나에요.


다행인 건 라이더 입장에서는 다회용기 배달이 일반 음식 배달 환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죠. 오히려 국물류의 음식일 경우 가정에서 사용하는 밀폐용기와 똑같아 비닐이나 랩 포장보다 샐 염려가 덜해 걱정 없이 배달할 수 있어요. 실제로 지금까지 배달 과정에서 음식이 파손됐다는 이용자 후기는 없었습니다.


 
혜리 “서비스의 가장 큰 진입장벽은 운영 지역입니다. 용기 크기와 보관 장소, 사전 작업 등 여러 걸림돌 때문에 서비스 도입 여부를 고민하시는 사장님들이 많으시죠.”


Q. ESG 측면에서 보는 서비스의 한계도 있을까요?


정유진 안타깝지만 현단계의 다회용기 서비스는 탄소 발자국 절감 측면에서 한계가 존재합니다. 플라스틱 폐기물 저감 측면에서는 큰 효용을 기대할 수 있어요. 하지만 다회용기를 생산하고 운송하는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이지요.


수자원 사용 역시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일부 다회용기 서비스 사용을 꺼리는 분 중에는 위생에 대한 우려가 있으실 것으로 생각해요. 이런 염려를 불식시키고자 용기를 수거하고 세척하는 업체 ‘잇그린’에서는 9단계의 세척 시스템을 거치는데요. 세척 횟수만큼 필연적으로 수자원이 사용될 수밖에 없죠.


다회용기 생산 과정에서 배출한 탄소는 용기를 수백 번 재사용하는 과정에서 상쇄할 수 있으나 운송, 세척 과정에서 생기는 탄소 배출량은 다회용기의 사용 횟수와 비례해 계속해서 늘어납니다. 이는 요기요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보완해 나가야 할 부분이에요. 현재 잇그린은 운송 과정에서 전기차를 활용해 탄소 발자국을 최소화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요.


유진 “현단계의 다회용기 서비스는 플라스틱 폐기물 저감 측면에서는 큰 효용을 기대할 수 있지만, 탄소 발자국 절감 측면에서 한계가 존재합니다.”



■ 그럼에도, 도시락통으로 미래를 배달한다


Q. 한계가 존재함에도 여전히 다회용기 서비스를 운영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유진 사용횟수를 거듭할수록 씻어서 재사용하는 다회용기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커지기 때문이에요. 또 바이오 플라스틱과 같은 생분해성 플라스틱 용기는 전용 매립지가 필요하고, 재활용이 불가능해 오히려 분리배출 과정에서 혼란을 야기할 수 있거든요. 궁극적으로 친환경 배달 서비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다회용기 배달의 상용화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여건이라면 플라스틱 용기를 재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환경부에서 분리배출 대상으로 지정한 다섯 가지 플라스틱 소재(PET, PE, PP, PS, PVC)는 제대로 분리배출될 경우 계속해서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적인 소재에요. 특히 음식 배달에 사용하는 플라스틱 용기는 대부분 PP, PET 소재를 사용해 음식물을 잘 닦아 분리배출하면 계속해서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제대로 분리배출을 하지 않으면 이렇게 여러 번 사용될 수 있는 자원이 폐기되는 것이지요.


마라탕, 떡볶이같이 용기에 착색이 잘 되는 음식들도 베이킹소다를 넣고 따뜻한 물에서 세척하면 깨끗하게 지울 수 있어요. 굳이 완벽하게 지우지 않아도 주방 세제를 사용해 묻어있는 음식물과 기름기 정도만 제거해도 분리배출에는 큰 문제가 없어요. 만약 분리배출 방법이 헷갈린다면 환경부에서 배포한 ‘재활용품 분리배출 가이드라인’을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차혜리 1년 전과 비교해 상황은 조금 나아졌지만, 전체 주문에서 다회용기 주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합니다. 요기요 고객 중에 서비스를 아직 이용해보지 않은 분들이 훨씬 많죠. 아직 탄소 발자국을 절감하는 데에는 한계가 존재하지만,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서비스가 된다면 진짜 가치가 빛을 발할 수 있을 거예요. 여전히 맨땅에 헤딩하는 마음으로, 서비스에 대한 사장님과 소비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사용 진입장벽이 낮아질 수 있도록 달려보겠습니다. 


 


지난 1년간 다회용기 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한 고객의 누적 이용 횟수는 126회에 달한다고 한다.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이들은 분명 전국 곳곳에 있을 것. 마찬가지로 서비스를 아직 모르거나 제반 여건과 위생, 비용 등 여러 요인들로 이용을 망설이는 이들 역시 많은 게 현실이다.


누구나 다회용기 서비스를 믿고 이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복잡한 이해관계 조정 등 요기요가 해결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ESG팀에서는 내년 서울 지역의 다회용기 서비스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요기요의 다회용기 서비스를 말할 때 ‘최초’ 대신 쓰일 수식어는 무엇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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