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배달앱, 다이어트를 시작하다


다다익선(多多益善)도 옛말, 이제는 소소익선(小小益善)의 시대다.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이 점차 높아지면서 ‘제로 웨이스트’라는 키워드가 핫트렌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제로 웨이스트의 핵심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기존에 가지고 있는 물건을 재사용해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즉, 이제는 환경을 위해 무언가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줄여 나가느냐가 중요해졌다는 이야기다.


‘줄이기’를 통한 환경 활동은 단순히 개인의 생활 습관을 넘어 배달앱의 ESG 활동으로 확장됐다. 팬데믹 당시 일회용품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시작된 ‘플라스틱 수저 안 받기’에 이어 글로벌 배달앱들은 배달 과정에서 생기는 환경 오염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중이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물론 음식물 쓰레기와 매연까지. 엔데믹이 찾아오면서 글로벌 배달앱들의 환경을 위한 다이어트도 본격화되고 있다. 



■ 플라스틱 OUT! 씻어서 다시 쓰는 배달용기


[출처=딜리버제로 인스타그램]


세계는 지금 플라스틱 용기 대체를 위한 다회용기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다.


수많은 관련 서비스 중에서도 미국 배달앱 ‘딜리버제로’의 다회용기 서비스는 특별하다. 다회용기를 레스토랑 사장님이 직접 세척해 사용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누구나 먼저 하는 생각이 ‘레스토랑 사장님이 불편하지 않을까?’하는 점일 것 같다. 하지만 딜리버제로는 다르다. 이들은 매장에서 사용하는 식기와 동일하게 세척하면 되기 때문에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딜리버제로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의 효과는 실제로 훨씬 더 고무적이다.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딜리버제로의 CEO 스위니(Sweeney)는 “우리의 다회용기는 50~100번 사용될 수 있으며, 최대 1,000번 사용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다회용기 하나로 최소 최대 1,000개의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국내 배달앱들도 현재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불편할 것 같다’라는 편견과 처음 접해보는 서비스에 대한 어색함 때문인지 다회용기 배달을 주문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선택할 결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스위니의 말대로 정말 다회용기 1개로 1,000개 분량의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다면, 잠깐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다회용기를 선택해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 탄소 OUT! 매연은 이제 그만…전기로 달리는 라이더


[출처=도어대시 홈페이지]


라이더의 이동 수단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거리를 뿌옇게 물들이던 오토바이가 아닌, 전기 모빌리티가 라이더의 선택을 받고 있다. 


최근 미국 배달앱 ‘도어대시’는 라이더의 전기 자전거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현금 보너스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캘리포니아 라이더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전기 자전거를 빌려주고, 이 프로모션에 참여하는 라이더에게 현금 보너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도어대시는 자사의 라이더에게 전기 자전거 부품과 장치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지원하며 전기 자전거 사용을 촉진했다.


도어대시의 2021 ESG 리포트에 따르면, 이러한 노력 덕분에 일본 도어대시 라이더의 3분의 1과 독일 도어대시 라이더의 절반 이상이 자전거나 전기 자전거를 이용해 배달하게 됐다고 한다. 또, 뉴욕에서는 전기 자전거를 통한 퀵커머스 배송이 100% 이루어지는 성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영국의 ‘딜리버루’도 전기 기반의 배달로 전환하기 위해 전기 모빌리티 브랜드인 ‘NILOX’와 파트너십을 시작했다. 이 파트너십을 통해 딜리버루는 라이더에게 전기 자전거와 액세서리 구매에 대한 프로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해당 프로모션의 가장 큰 장점은 전기 자전거 구매 시 25%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전기 자전거에 대한 가격 부담을 줄여 라이더의 접근성을 높이려는 의도다. 이렇듯, 글로벌 배달앱은 전기 모빌리티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통해 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 음식물 쓰레기 OUT! 남은 음식은 ‘미스터리 백’에 넣어주세요.


[출처=고릴라스 홈페이지]


글로벌 배달앱은 ‘낭비되는 음식물 줄이기’에 돌입했다. 독일의 퀵커머스 배달앱 ‘고릴라스’는 마감시간이 임박하면 특별한 장바구니를 꾸린다. 


바로 ‘미스터리 백’이다. 미스터리 백은 유통기한 임박 상품을 모아 놓은 가방으로, 일반 상품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된다. 배달앱 입장에서는 아직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버리지 않아도 되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식품을 구입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윈-윈이다. 고릴라스는 이에 멈추지 않고 음식물 낭비를 예방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피크 시간과 날씨 등을 고려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식품을 발주하여 과잉 구매로 인한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고릴라스는 올해 22개의 뉴욕 지점에서 음식물 쓰레기 배출 ‘제로’를 달성했다.


미국 배달앱 ‘그럽허브’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해결했다. 레스토랑의 남은 음식을 구매해 식량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기부하는 ‘식량 구조 비영리 단체’에 지원금을 전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시사점이 있다. 첫째, 낭비되는 음식물을 줄여 환경을 지킬 수 있다는 점. 둘째, 음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기부해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그럽허브가 지원하는 단체 중 하나인 ‘Rescuing Leftover Cuisine’는 매주 보스턴과 뉴욕시에서 1,200개 이상의 식사를 전달하고 있으며 작년 2월 기준으로 10,000개 이상의 식사를 기부했다고 한다. 즉, 필요한 사람에게 음식을 전달하면서 10,000개 이상의 음식물 낭비를 줄일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음식물 기부를 통해 사회와 환경 모두를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럽허브의 활동은 괄목할 만하다. 



■ 더 깨끗한 지구를 위해, 우리 함께!


우리가 소개한 다양한 사례로 살펴보듯이 요즘 글로벌 배달앱의 환경 트렌드는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마이너스’로 정리할 수 있겠다.


플라스틱을 줄이고, 탄소를 줄이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이처럼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는 더하기가 아닌 빼기가 필요하다. 요기요를 포함한 국내 배달앱들 역시 ‘플라스틱 수저 안 받기’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고 최근 ‘다회용기 배달’을 확장하며 일회용품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다. 물론 아직 시행 초기이기 때문에 가야할 길이 남아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무궁무진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사실 다회용기 배달이나 전기 모빌리티 사용, 음식물 기부 모두 배달앱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이다. 다회용기를 선택하는 소비자의 용기와 오토바이보다 힘이 드는 전기 자전거를 택한 라이더의 결심, 기꺼이 남은 음식을 조리해 기부하는 레스토랑 사장님의 마음이 이 모든 프로젝트를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모두가 마음을 모아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 활동이 진행되면서 배달앱의 ‘환경 다이어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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