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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광’하는 우리





혁신은 문제 발견에서 출발한다고들 합니다. 자명한 진리처럼 여겨지는 이 말에 <요깃거리>는 이견을 달고자 해요. 다시 고쳐 쓰자면, 문제 발견보다는 우선적으로 중요한 건 동기 부여 아닐까요. 문제를 맞닥뜨리게 되는 것도, 이를 해결하고자 치열하게 고민과 도전을 거듭하는 것도 그런 행위를 하게끔 이끄는 동기나 원인 없이는 불가능한 일일 거예요.


최근 개최된 ‘상상 8주 Challenge’가 아주 중요한 그 역할을 해줬어요. 이름대로 8주 동안 임직원이 요기요의 신규 서비스와 기존 서비스 개선 아이디어를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제안하는 공모전으로, ‘상상 8주 Challenge’에 채택된 아이디어는 실행 여부와 사업화 검토를 거친다고 해요.


아이디어 인큐베이터를 자처한 ‘상상 8주 Challenge’가 미친 영향력은 대단했어요. 알람 시계처럼 까맣게 잊고 있던 임직원들의 상상 본능을 깨우고, 깊이 잠재된 아이디어를 마구 끌어올려 총 73개의 아이디어가 모였습니다. 최종적으로 4개의 아이디어가 채택됐는데요. ‘사장님 AI 전문 비서’, ‘요기패스 구독 해지 방지’, ‘리뷰 기능 개선’, ‘요마트 식자재 장보기 활성화’ 아이디어로, 그 면면을 살펴보면 요즘 뜨는 유행어를 다시 외치게 됩니다. “진행시켜”.


첫 번째 ‘상상 8주 Challenge’의 주인공들을 <요깃거리>가 만났습니다. ‘상상 8주 Challenge’를 태양 삼아 초신성처럼 빛나는 아이디어를 신나게 선보인 그들에게 이만한 인터뷰 제목도 없는 것 같아요. ‘발광(發光)하는 우리’.



파트너만족팀 이현재 님의 ‘사장님 AI 전문 비서’



요기요에서 어떤 업무를 하고 있나요? 요기요의 파트너인 사장님들을 대상으로 한 고객 센터 운영을 비롯해, 사장님들과 주기적으로 소통해 얻은 의견을 토대로 기능과 프로세스 개선을 요청하는 경험 개선 업무를 맡고 있어요. ‘사장님 AI 전문 비서’의 출발점은? 제 업무와 연계해 사장님들이 느끼고 경험하는 불편함을 한데 묶어 해결하려면 뭐가 필요할지 고민했어요. 그러다 사장님 곁에서 필요한 정보를 챙겨 주면 좋겠다는 방향성이 그려졌고, 결론적으로 AI 비서를 착안했어요. 서비스 부분에 대한 아이디어를 굉장히 디테일하게 제안했는데 어떤 과정을 거쳤나요? 처음에는 가게를 직접 운영하는 상황을 가정한 뒤 하루에 벌어지는 일들을 하나하나 그려봤어요. 그런 다음 제가 사장님과 같이 일한다면 각각의 상황에서 뭘 알려주면 좋을지 구체적으로 아이디어를 다듬고 구체화했죠. 또 업무상 수시로 접하는 사장님들의 의견을 반영했어요. 예를 들면요? 피치 못하게 들어온 주문을 취소해야 하는 경우, 사장님이 고객 센터에 연락해 고객에게 메시지를 보내 달라고 요청하곤 해요. 여기에서 사장님이 직접 양해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기능을 떠올렸어요. ‘상상 8주 Challenge’는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의 경험인가요? 한마디로 마음껏 상상할 수 있었어요. 어떤 기능이 실제로 개발되려면 기대 효과와 목표가 명확해야 하고, 인풋도 고려해야 하잖아요. ‘상상 8주 Challenge’에는 그런 게 없어요. ‘이 기능은 개발이 어렵겠는데’ 같은 생각을 할 필요가 없으니까 사장님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마구 떠올렸죠. 마음에 두고 있는 또 다른 아이디어는? 인터뷰를 해 사장님들의 의견을 수집하기도 하는데 그보다는 현장 체험을 해 보면 어떨까 싶어요. 사장님을 도와 오픈 준비를 하고 일을 하면서 실질적으로 무엇이 필요하고, 우리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경험을 통해 직접 파악하는 거죠. 평소 아이디어를 내기 위한 루틴이 있을까요?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는데 10분쯤 달리다 보면 뭔가 하나씩 튀어나와요. 불현듯 떠오르면 길을 멈추고 핸드폰에 메모를 해요. ‘사장님 AI 전문 비서’의 아이디어도 그렇게 나왔어요. 좋은 아이디어의 조건은 뭐라고 생각해요? 현실의 조건과 제약을 고려하지 않은 아이디어요. 경험상 처음부터 ‘이건 어렵겠는데’, ‘안 된다고 할 거야’라고 단정 지은 아이디어는 대부분 구현되지 못 하더라고요. 그래서 갑자기 나온 아이디어일수록 더 좋은 것 같아요. 자신의 인생에서 ‘혁신’이라 할 만한 게 있다면요? 회사원이 된 게 인생의 큰 변화라 할 수 있겠네요. 원래 공부나 연구를 계속 하고 싶었거든요. 외골수적인 부분이 있어서 회사 조직이 적성에 맞을지 몰랐고요. 근데 지금의 일만큼 재미있는 걸 아직 못 찾았어요. 길을 미리 정해 놓을 필요는 없다, 입사하고 나서 찾은 결론입니다. 인생의 개척자로서 손에 쥔 무기는? 끝없는 망상 능력이요. 교수님에게 “넌 너무 이상주의야”라는 소릴 듣기도 했는데, 막연할지라도 공상이든 상상이든 열심히 생각해야 의도치 않은 발전을 이룰 수 있어요.


R&P 조준형 님의 ‘요기패스 구독 해지 방지’



요기요에서 어떤 업무를 하고 있나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직무를 수행하고 있어요. 제가 속한 R&P 스쿼드는 개인화 추천에 집중하는데요. 요기요 앱에서 제공되는 여러 추천 서비스 중에서 레스토랑 랭킹과 홈 추천 구좌를 맡아 고객별로 개인화 추천이 가능하도록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중입니다. 스스로를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하고 싶은 건 반드시 해야 하는 사람. ‘상상 8주 Challenge’ 참여 이유나 동기는? 평소 아이디어에 관심이 많아요. 슬랙 채널 ‘이건-좀-훔쳐오고-싶은데’에서 동료들과 다른 기업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기도 해요. ‘상상 8주 Challenge’에 선정되면 실행 여부를 검토한다는 소식을 듣고 제 아이디어가 실제로 구현되면 너무 좋을 것 같아 참여했어요. ‘요기패스 구독 해지 방지 아이디어'의 출발점은? 리더스 위클리에서 공유되는 요기패스X 분석 내용에서 구독률이 높지만 해지 예약율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죠. 솔루션의 방향성은 어떻게 구체화했나요? 다른 구독 서비스들의 사례를 찾아봤어요. 다양한 혜택 정보나 멤버십을 통해 얻은 적립금, 절약금을 안내하는 방식으로 ‘락-인’ 효과를 얻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상상 8주 Challenge’에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제안했어요. ‘상상 8주 Challenge’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되었거나 경험한 건? 문제를 파악한 뒤 그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일련의 업무 프로세스를 빠르게 경험할 수 있었어요. 실제로는 이렇게 빨리 진행되긴 어려워요. 여러 커뮤니케이션을 거쳐야 하고 그 과정에서 다른 이슈가 발생하기도 하거든요. 혼자서 업무 사이클을 한 바퀴 완수한 게 좋은 경험이 됐어요. 마음에 두고 있는 또 다른 아이디어는? 고객 리뷰에 스코어를 매겨 고객이 음식을 주문하는 데 도움이 되는 리뷰들을 상위로 노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요. 거의 다 완료된 시점에서 배포까진 이뤄지지 않았어요. ‘상상 8주 Challenge’에 리뷰 관련 아이디어가 선정됐더라고요. 가능하다면 서로 연계해 마무리 짓고 싶어요. 좋은 아이디어의 조건은 뭐라고 생각해요? 적은 인풋으로 큰 아웃풋을 완성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좋다고 생각해요. ‘요기패스 구독 해지 방지 아이디어’도 그런 관점으로 접근했어요. 자신의 인생에서 ‘혁신’이라 할 만한 게 있다면요? 대학생 때 마케팅 공모전 팀으로 활동하며 기업 제안서를 쓰곤 했어요. 하루는 한국경제신문사에 공모전 스터디를 운영하고 싶다고 메일을 보냈는데 오케이 사인을 받았어요. 신문사에 가서 발표도 하고 해당 프로젝트도 진행하게 됐죠. 이때의 경험으로 자꾸 두드리면 뭐든 된다는 인생 진리를 깨달았어요. 인생의 개척자로서 손에 쥔 무기는? 음, 열정이요. 아까도 말했지만 저는 하고 싶은 건 꼭 해야 직성이 풀려요.


파트너만족팀 박준영 님의 ‘리뷰 기능 개선’



요기요에서 어떤 업무를 하고 있나요? CRS실 파트너 만족팀에서 가맹점 정보 변경, 입점 업무 서포트, 요기요 제휴 프랜차이즈 커뮤니케이션 등을 맡고 있어요. ‘상상 8주 Challenge’ 참여 이유나 동기는? 요기요에 필요한 게 뭘지 고민하면서 틈틈이 아이디어를 찾는 편인데 업무 특성상 생각만으로 그쳤어요. 그러던 중 ‘상상 8주 Challenge’는 아이디어 개발 여부까지 검토한다고 해 기꺼이 참여했어요. ‘리뷰 기능 개선 아이디어’의 출발점은? 요기요 이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으로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요. 우선 고객 의견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개인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어요. 괜찮은 의견들이 모였고 그중 요기요는 가게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응답에 착안해 입점 가게 수를 늘리는 전략을 고민했어요. 솔루션의 방향성은 어떻게 구체화했어요? 고객 리뷰 기능을 보완하고 활성화해 사장님들이 이를 마케팅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입점을 유도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예를 들어 고객 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리뷰를 선정해 리뷰 화면 상단에 노출하게끔 하는 거죠. 그런 식으로 좋은 리뷰가 많이 누적된 가게는 추천 맛집 노출로 연계할 수도 있고요. 또 추천 리뷰가 많으면 자연스럽게 고객들의 신뢰도 역시 높아질 거라 봐요. 이 아이디어는 본인 업무의 어떤 부분과 맞닿아 있나요? 지금 일과는 특별히 연관되지 않아요. 그 대신 요기요 입사 당시 CS 매니저로 근무하며 고객이나 사장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보는 습관을 갖게 됐어요. 그때 고객 리뷰에 대한 사장님들의 고충을 자주 접하기도 했고요. 마음에 두고 있는 또 다른 아이디어는? ‘상상 8주 Challenge’에 하나 더 제안한 게 있어요. ‘미션 쿠폰 아이디어’라고, 모바일 게임처럼 일일 미션 이벤트 달성 시 쿠폰을 제공해 요기요 이용률을 높이는 방안인데요. 예산도 고려해야 하고 실행이 쉽지 않겠지만 아이디어 차원에서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은 아이디어의 조건은 뭐라고 생각해요? 상생할 수 있어야 해요. 기업에도 좋고, 고객도 만족스러워야 좋은 아이디어인 거죠. 서로 상생하지 않으면 뭐든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언제 아이디어가 잘 나와요? 시간에 쫓길 때요. 제가 좀 계획성과는 거리가 멀어요. ‘상상 8주 Challenge’ 준비도 미리미리 하려고 마음먹었지만 그게 안 됐어요. 대신 닥치면 생각이 술술 풀려요. 그래서 이 습관을 고쳐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자신의 인생에서 ‘혁신’이라 할 만한 게 있다면요? 어려운 질문인데 ‘상상 8주 Challenge’ 참여를 말하고 싶어요. 도전 의식이 부족하달까, 새로운 시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이번 경험을 통해 그게 깨졌어요. 도전을 해서 좋은 성과를 얻은 것도 처음이니까 너무 특별해요. 인생의 개척자로서 손에 쥔 무기는? 물음표가 아닐까 해요. 생각해보면 늘 질문을 갖고 있어요. 특히 스스로에 대한 의구심이 커요.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하고. 당장 답을 얻지 못하더라도 그게 제 길의 좌표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